지난 12월 1일 코엑스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주관으로 2023 공개SW 페스티벌이 열렸다. 나는 여기에서 '오늘 저녁부터 시작하는 오픈소스 기여'라는 제목으로 오픈소스에 기여하는 방법에 관한 발표를 했다.
사실 이 글을 쓸 생각이 있던 건 아니었는데 오늘 문득 "발표 자료 언제 공개하지" 싶어서 검색해봤다가 이미 발표 전날 공개가 되었던 것을 발견했다. 보통 발표하고 며칠 있다가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조금 의외였다. 동영상도 공개한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소식이 없었다가... 오늘 올라온 걸 보고(5시간 전! 따끈따끈) 이 글을 마무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10월 말쯤이었는데 지인 분께 연락이 와서 받으니 오픈소스에 관해 발표할 사람을 섭외하는 내용이었다. 조금 부끄럽게도 Node.js 지역화 그룹이 해체된 이후로는 이렇다 할 오픈소스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마음에 걸림이 있었지만 여차저차하여 결국 수락하고 말았다. 잠시 다른 얘기를 하자면, 사실 같은 컨퍼런스를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에 발표자로 참여하기도 했었다. 다만 그때는 사정상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번에는 마침 발표 장소가 회사 근처인 코엑스이기도 해서 현장 분위기를 직접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그 이야기는 조금 미뤄두기로 하고...
다른 훌륭한 발표자들과 달리 컨텐츠가 부족한 나는 고심하다가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컨텐츠가 부족하면 만들어보자고. 그래서 오픈소스에 한달 내내 참여해보는 챌린지를 자체적으로 해보기로 했다. 사실 그 동안 게을렀던 자신에 대한 반성이기도 했다. 오픈소스에 기여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는데, 회사일을 핑계로 너무 등한시하고 살았던 듯 느껴졌기 때문이다. 한 달 동안 하루도 빠지지 말고 해보자. 그리고 그 감상을 얘기해보자.
결과적으로 말하면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오픈소스에 참여했다. 때로는 문서를 작성하기도 했고 번역을 하기도 했으며, 다른 분들의 코드나 번역을 리뷰하기도 했고, 또 어떤 날은 코딩을 하고 라이브러리를 배포하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발표일자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부랴부랴 발표 자료를 준비하고, 발표 당일 많은 분들 앞에서 오픈소스에 참여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말을 전하면서 나의 작고 소중한 오픈소스 한 달 챌린지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한 달 챌린지에 대한 이야기는 겨우 슬라이드 2장만 할애해서 전달했지만 처음 발표를 수락할 때와는 달리 부끄러움은 줄어들었고 비록 작긴 하지만 이런 도전을 성공한 자신에 대한 당당함이 부끄러움이 줄어든 자리를 채웠다.
오랜만에 발표 현장에서 아는 분들을 만나서도 반가웠고 정말 너무 오랜만에 느껴보는 오프라인 발표 현장의 느낌도 좋았다. 아마 이런 기분때문에 발표 자료를 만들면서 느낀 괴로움이 희석되는 거겠지(그리고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끝나고 Q&A 세션이 있다면서 발표장 외부에서 잠시 대기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리 어려운 발표도 아니었고 해서 질문이 없을 줄 알았는데 찾아와서 질문하시는 분이 예상보다 많아서 살짝 놀랐다. 그 분들께 나름대로 열심히 답을 해드린다고 했는데 도움이 되셨을지는 모르겠다. 약간이라도 해답을 얻어가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발표 내용에 대해 궁금할 분들을 위해 발표 동영상을 아래에 링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