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자의 오므라이스

우선 내 얘기부터…
어머니가 바쁘시고, 동생은 군대, 아버지는 타지에서 일하는 식으로 해서… 집에서 잠 이외의 활동을 하는 사람은 나뿐이다. 모두 아침을 안먹고 다니기때문에 내가 어쩌다 야근이라도 하고 오는 날이면 집에서 밥먹는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된다.

뭐… 꼭 그것때문은 아니라도, 사실 어머니가 좀 자유분방하고 자식들을 강하게 키우시는 분이라서 우리집은 배고픈 사람이 해먹는다. 지금은 군대에 있는 동생의 표현에 의하면 우린 집에서 자취하며 산다.

원래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먹는 성격이라서 크게 신경은 안쓰지만 어쩌다가 무언가 특별한 게 먹고 싶을때가 있는데… 그럴땐 스스로 해먹는다.

그렇다고 내가 요리를 잘하는 것은 아니라서 이런저런 조언도 구하고, 나중에 다시 요리법을 찾는 일 없이 내 블로그에서 찾아서 해먹으려고 올려본다.

첫번째 올릴 요리는 어제 저녁에 해먹었던 오므라이스!!
집에 오는 길에 냉장고에 있을 재료를 생각해봤더니 양파와 계란밖에 없는 거였다. 마침 케찹도 없어서 살겸 간단하게 장을 봤다. 당근 하나, 알굵은 감자 하나 샀는데, 아주머니가 맵지 않은 고추를 많이 끼워줬다(1,000원 줬으니 싸게 산 것은 아닌 것 같지만…). …하다가 알게 됐지만 오므라이스엔 감자 안쓴다(알고 있었는데 왜 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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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양파와 당근, 피망을 쓴다고 되어있었는데 피망이 없어서 풋고추를 썼다. 단, 씨와 속을 빼내야 하므로 먼저 절반으로 자른뒤 속을 털어내고 흐르는 물에 살짝 행군뒤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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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 식용유를 조금만 두르고 약한 불에서 서서히 볶는다. 사실 볶는다는 기분보다는 기름에 버무린다….랄까? 성격이 급해서 빨리 해먹으려다가 야채를 많이 태워먹어봤기때문에 이번엔 정석대로 약한 불에서 서서히 익혔다. 양파익는 냄새가 살짝 날때까지만 익히면 된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분명 인터넷에서 찾은 조리법대로 했는데 볶아놓은 야채의 양이 너무 많은 것이었다. 저걸 어떻게 다 먹으라고!! 난 1인분만 원했는데, 이건 2~3인분은 거뜬히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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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가 어느정도 익었다 싶으면 밥을 넣는다. 아뿔싸! 야채를 덜어둔다는게 깜빡하고 밥도 많이 넣어버렸다. 흑… T^T 할 수 없이 다 볶은 뒤에 덜어두기로 했다. 내일 먹지 뭐…
오므라이스에 왜 콩이 있냐고 따지지 말자. -_-;; 해놓은 밥이 콩밥이라 그렇다. 여기서 팁! 밥을 볶을 때 약한 불에서 조리용 젓가락 등으로 살살 흐트려 주면서 볶으면 밥이 더 잘 볶아지고 고들고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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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다 볶아졌으면 케찹을 기호에 맞춰서 넣고 고루고루 섞으면서 다시 볶아준다. 이미 밥과 야채가 다 볶아진 상태이므로 케ㅤㅊㅏㅍ이 골고루 섞일때가지만 볶아주면 된다. (….아까 그 밥에… 케찹도 그대로 다 넣었다. 젠장…) 그 다음엔 접시에다가 밥을 덜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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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을 그릇에 2~4개 정도 풀어서 맛소금과 후추로 살짝 간을 한 후에 지단을 부친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후라이팬에 넓~~게 고루 뿌려주면 된다. 얇게 부친다면 약한 불로만 하고 3개이상해서 두껍게 한다면 약간의 중간 불로 살짝 달군다음 약한불로 바꾸어서 익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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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이 다 부쳐지면 오목한 그릇에 먼저 계란을 깔고 그 위에 밥을 담는다. 그리고 이것을 뒤집에서 접시에 내놓으면 오므라이스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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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케찹으로 예술적 감각을 한껏 뽐내면 끝! (저 모양이 뭘 의미하는 거냐고 묻는 앙큼쟁이는 없을거라 믿는다)

… 그렇다.
결국 다 먹었다. 2~3인분은 거뜬히 될 거라더니!!
역시 난 돼지였단 말인가…. T^T

남은 것은 수북이 쌓인 설거지 거리뿐!
뒷정리도 잘해야 사랑받는 남편이 될 수 있다. (여자친구도 없는데 무슨…)

  1. 글 잘 읽었습니다…정성이 가득한 포스트군요…

    정말 궁금한게 있는데…..마지막 완성사진……케찹의 모양은 뭡니까?

    깔깔..

  2. 아… 깜빡잊고 말 안했는데…
    케찹 제일작은거(950원) 사서 절반도 못썼고, 야채는 당근하고 양파만 썼으니… 원가계산을 하면 대략 1,000~1,200 원정도랄까요? 싸죠?

  3. 조용하네요… 많이 바쁘신듯…

    괜시리 슬픈 영화 두편보구… 청승맞게 울고…
    ㅎㅎ

    간만에 들러서 흔적 남기고 갑니다. ^^
    건강하세요!

  4. 아… 참고로 저희집 볶음밥에는 하나나 둘 정도의 재료밖에 안들어갑니다. ㅎㅎ
    그 이상이 들어가면…
    그날은 제가 조금은 부지런해지기로 마음먹은 날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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