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워 이야기

미국에서 디 워 개봉하고 난 이후에도 말이 많다. TV에서 봤더니 “(내가 보기엔 없었던)멜로와 액션이 있는 영화였다”라는 식의 호평도 있었던 반면에 온라인에서는 연신 안좋은 소식들을 전하느라 바쁘다. 디 워가 꼭 블로그 워 같이 느껴진다. 개봉전에 1차, 개봉후 진중권씨덕에 2차, 그리고 지금은 3차 블로그 전쟁중인 듯 하다.

일단 애국심 어쩌고 하는 사람들은 솔직히 이해가 안되는 말이다. 내 보기에 가장 정확한 평은 디워가 “애들 영화”라는 평이 차라리 가깝다. 그래서 방학도 맞았고 꾸엑~ 거리는 이무기를 좋아하는 애들이 부모님과 함께(애들 가면 어른도 간다) 봤다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애들이 애국심때문에 봤을리는 만무하고 어른들이 애들더러 “이게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영화란다” 하면서 애국심 때문에 보여줬을리 만무하다. 나는 개봉하는 날 봤지만 솔직히 재밌어보여서 봤다. 몇년전부터 기다리다 지치긴 했지만 그만큼 완성도도 더 나아졌겠지 하는 기대감에 봤었다. 뭐… 스토리쪽은 마음을 상당히 열심히 비우고 갔음에도 당황스럽긴 했지만 말이다.

영화를 보고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그런데 왜 남의 취향까지 평가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예고편에 낚인 영화 많지 않나? 나한텐 디 워도 그 중의 일부에 가까울 뿐, 애국심 그런거 모른다. 근데 왜 당신이 무슨 권리로 내 취향을 “단지 애국심 때문에 영화를 보는 무뇌아” 정도로 평가하는가? 그리고 싫어하는 것 까지는 그러려니 하겠는데, 어떻게든 못 까서 안달이다. 굳이 말 안해도 스토리가 잘 짜여져있지 않은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고 해도 당신한테 “쓰레기”라는 소리를 들어야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 쓰레기도 누군가에게는 꿈이었고 희망이었단 말이다. 당신이 한번이라도 그런 열정을 가져봤다면 그 무엇이 되었더라도 노력한 사람에게 돌을 던지진 않을 것이다. 최소한 그 편에선 디빠가 디까보다는 더 긍정적인 것 같다.
솔직히 디 워가 잘된 영화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더군다나 나는 스토리를 중요시해서 영화를 보는 사람이라 헐리웃 영화 중에도 내 취향을 만족시키는 영화는 별로 없었으니까 디 워 정도의 스토리가 내 성에 찰리 만무하다. 실상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다.

어떤 영화가 당신에게는 잘 되지 않은 영화일 수도 있고, 마음에 안들 수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 누군가의 취향을 매도한다거나 “쓰레기”라는 말은 삼가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느 성향을 지닌 분이건 간에 무개념 댓글과 댓글 러시는 좀 자제했으면 한다. “넌 그렇구나” 하면 될 일을 왜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지… -_-;; 땅덩어리 좁은 나라에서 안 그래도 남북으로 갈라져있는데, 동서로도 나누질 않나 이젠 영화 하나에도 이렇듯 나누어지니 참…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

솔직히 디워를 싫어한다고 해도 미국에서 혹평받거나 실패하면 기분이 안 좋을 것 같은데 “거봐라, 내 말이 맞지” 라면서 실패하라고 비는 꼴도 참 씁쓸하기 짝이 없다. 집에서 아무리 미운 자식이라도 밖에 나가서 맞고 오면 화가 나는 법인데 말이다. 디워가 싫다고 그 뒤에 있는 가능성까지 싫어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1. Pingback: i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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